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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ch episode is a scene in the collaborative process toward a completed novel.

제1장: 국민학교 2학년, 관계의 약탈자
Episode code: SN25-A00029-EP001 Author: 마스 Created at: 1766819489 Current average score: 0.00 Number of ratings: 0
Synopsis: 허상의 제국: 속이니 일대기 (SN25-A00029)
1966년 봄, 서울의 한 사립 국민학교 2학년 2반 교실은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활기로 가득했다. 진수는 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아이였다. 아버지가 큰 사업가여서 늘 깨끗한 교복을 입고, 당시 귀하던 만화경이나 플라스틱 조립식 장난감을 서슴없이 친구들과 나누는 통 큰 아이였다. 자연히 진수 주변에는 늘 친구들이 북적였다.
이속이니는 달랐다. 군 간부인 아버지 덕에 가난하진 않았지만, 늘 진수 집안의 풍요로움과 비교되는 자신의 처지에 열등감을 느꼈다. 속이니의 아버지는 '군인 정신'과 '위계질서'를 강조하며 집에서도 권위적이었다. 속이니는 이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모방했다.
어느 날, 속이니는 진수에게 다가왔다. 진수가 가장 아끼는 단짝 친구인 영호를 겨냥했다.
"진수야, 너 영호 조심해야 돼."
진수는 의아했다. "왜? 영호는 착한 애잖아."
속이니는 진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감정 한 조각 없는 얼굴로 조용히 속삭였다. 이것이 그의 교활함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속이니는 영호가 진수의 아버지를 몰래 비웃는 것을 들었다고 거짓말했다.
"며칠 전, 영호가 너희 아버지가 '졸부'라고 말하는 걸 내가 직접 들었어. 영호는 네가 가진 장난감 때문에 너랑 노는 거야. 쟤는 속으로 너를 무시해."
영호는 실제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속이니는 영호에게는 "진수가 너희 집이 가난해서 더럽다고 하더라"는 식으로 정반대의 거짓말을 했다. 순수한 2학년 아이들은 교묘한 이간질에 속수무책이었다. 진수는 영호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영호는 진수에게 서운함을 느꼈다. 둘 사이의 간격은 점점 벌어졌다.
결국 진수와 영호는 멀어졌고, 진수 옆에는 영호의 빈자리를 차지한 속이니만 남게 되었다. 속이니는 진수의 다른 친구들에게도 똑같은 수법을 반복하며 하나둘씩 떼어놓았다.
진수의 친구들을 모두 고립시킨 속이니는 이제 자신이 무리의 중심이 되었다. 돈이 없어 진수처럼 장난감을 사줄 수는 없었지만, 그는 아버지의 군 지위를 이용해 허세를 부렸다.
"우리 아버지는 별을 달 분이야. 너희 아버지들보다 훨씬 높은 분이라고. 내가 말하면 다 들어줘야 해."
그는 아버지의 권위를 자신의 힘인 양 거들먹거리며, 아이들 위에 군림하기 시작했다. 2학년 2반 교실은 더 이상 순수한 아이들의 놀이터가 아니었다. 이속이니라는 작은 '약탈자'의 기만적인 통치 아래 놓인 작은 왕국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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